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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 19일 화요일

Pyrkon 2025 후기 + 폴란드 여행기 [Eien Report #2]

ClariS are Clara & Alice 🌙☀️
🩷2010.10.20. ~ 2014.06.04.💙

ClariS are Clara & Karen 🐰🐱
🩷2014.11.08. ~ 2024.11.10.💚

ClariS are Anna & Clara & Elly 🌼🎀🦋
2025.01.25. ~ 🧡🩷🩵

1. 폴란드로 출발

신멤버 엘리와 안나가 합류한 제3장 클라리스는 요전날 폴란드로의 첫 해외 이벤트에 출연했다. 일정은 6월 13일(금) ~ 15일(일), 개최지는 폴란드 서부에 위치한 포즈난(Poznań)이라는 도시의 국제 전시장(Poznań International Fair)이었다. 인구 약 50만 명의 포즈난은 바르샤바와 베를린 사이에 위치한 대도시로, 과거에 폴란드의 수도였던 적도 있는, 폴란드에서 중요한 역사적인 도시이다. 폴란드의 전통과 현대가 아름답게 어우러져 예쁜 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Pyrkon은 유럽 최대 규모의 판타지 SF 팬 페스티벌 중 하나다. 매년 5만 명 이상 참가하는 큰 행사인데, 이는 독일에서 열리는 AnimagiC의 4~5배에 해당한다. 문학, 만화, 게임, 영화, 애니메이션, 보드게임 등 다채로운 판타지 콘텐츠를 즐길 수 있고, 세계적인 작가, 배우, 게임 전문가 등이 참여하여 강연이나 팬미팅을 하기도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코스프레를 한 상태로 참여하는데, 필자의 체감상 3명 중 1명은 코스프레를 했던 것 같다.

Pyrkon이라는 이름은 폴란드어 단어 ‘Pyra’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Pyra는 포즈난 지역 방언에서 감자를 뜻하는 단어이다. 표준 폴란드어로는 ‘Ziemniak’이 감자이지만, 포즈난을 포함한 Wielkopolska 지역에서는 감자를 애칭으로 Pyra라고 부른다. Kon은 ‘콘벤션(Konwent)’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포즈난식 감자 축제’처럼 지역의 정체성과 팬덤의 즐거움을 결합한 이름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행사 마스코트도 감자 캐릭터를 기반으로 디자인되었고, 굿즈나 로고 등에서도 감자의 정체성이 살아 있다.

사실 비행기를 타기 직전까지도 폴란드라는 나라에 대해 잘 몰랐다. 너무 많이 알고 가는 것도 재미가 없다고 생각해서, 일부러 조사를 별로 안하고 갔다. MBTI가 J로 끝나지만 계획적인 여행은 재미가 없어서 그렇게 선호하는 편은 아니다. 그래서 피에로기라는 만두 같은 음식이랑 세인트 마틴 크루와상이 유명하다는 것, 구시청사 건물에서 염소가 박치기를 한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었다.

그리하여 6월 12일 오전 11시 30분에 인천 공항에서 뮌헨을 경유하여 포즈난 공항으로 향하는 루프트한자 비행기에 탑승했다. 포즈난까지는 직항이 없어서 보통 프랑크푸르트, 뮌헨, 바르샤바 경유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는 것 같다. 비행기에서는 클라라가 작년에 아마도 브라질에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솔리테어 카드 게임을 하며 왔다고 하길래 해보려고 했는데 아쉽게도 없었던 관계로, 잠든 시간 빼고 전부(약 6시간 동안?) ClariS POST를 작성했다.

도착 시각은 폴란드 시간으로 무려 오후 11시 30분이었는데, 원래는 비용 절감을 위해 공항에서 노숙을 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너무 감사하게도 저스틴 형님과 엘렉산 형님께서 공항에 마중을 나와 계셨다. 덕분에 바로 우버를 타고 이동하여 숙소에서 하룻밤을 얻어 지냈다. 특이하게도 포즈난 라웨이차 공항(Poznań–Ławica Airport)은 포즈난 도심과 7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 원래도 택시비가 싼 것과 더불어 거리도 가까워서 유럽인데도 숙소까지 택시로 1만원 정도의 금액밖에 나오지 않았다. 여담이지만 인스타 스토리를 보니까 클라리스도 루프트한자를 이용한 것 같고, 우연히 도착 시간도 거의 비슷했다.

비행기에서 POST를 쓰면서 올해 반년 동안 있었던 일들에 대해 회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하여 역대 가장 긴 8000자 가량의 인터넷 편지가 완성되었다. 나의 인생에게 있어 이토록 많은 변화와 도전이 있던 시기는 올해가 처음이었다.

가장 좋아하는 아티스트인 클라리스에 엘리와 안나가 합류하며 3인 체제가 되기도 하였고, 팬클럽 이벤트를 보러 가며 겸사겸사 일본으로 겨울 여행을 떠나기도 했고, 영어 시험을 준비해서 목표 달성을 하기도 했고, 대학에서는 졸업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2월 말부터는 약 1달 반 동안 구직 활동을 하여 내년 홋카이도로의 취업이 확정되었고, 취활이 끝나자마자 일을 구해서 버킷리스트였던 카페 알바를 시작하기도 했다.

인생에서 무언가의 계기라는 것이 있냐 없냐에 따라, 미래의 방향성이 전혀 달라진다는 것을 다시금 배울 수 있었던 값진 시간이었다.


2. 잡담

해외 여행을 다닐 때마다 조금 빡세게 움직이는 편이다. 어떻게 보면 호텔에 쉬면서 가만히 있으면 숨쉴 때마다 돈이 빠져나가는 것이니까. 하루에 적어도 3만보 정도는 걸어다니면서 최대한 경치를 눈에 담고 사진을 남기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이번에는 일본에서부터 폴란드에 올 수 없었던 친한 팬분들로부터의 요청이 상당수 있었기에, 약간의 책임감을 가지고 SNS에 현장의 모습을 보고할 수 있도록 의식했다.

이번 여행에서는 거의 영어권에서 오신 팬들과 어울려서 일본어를 쓸 일이 많이 없었다. 필자는 올해 2월에 토익 시험을 봐서 오랜 꿈이었던 900점을 달성한 바 있었다(싸인회에서 말했더니 대단하다고 말해줘서 정말 기뻤다). 원래부터 영어를 좋아해왔고 영어로 된 콘텐츠를 많이 즐기는 편이라 듣기랑 읽기에는 큰 문제가 없는 편이지만, 말하기에는 다소 자신이 없었다. 단기간에 이렇게나 영어를 많이 썼던 적이 인생에서 별로 없었던 것 같다. 클라리스 덕분에 다양한 나라에서 온 팬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경험은 정말 즐거웠다. 또한 짧은 기간이지만 영어를 사용할수록 점점 잘해지는 기분이 드는 것이 나름대로 보람찼다.


💭 2025.06.13.(Fri) PM 22:00~23:00
Solo Concert / Sala Ziemi (Earth Hall)
💭 2025.06.14.(Sat) PM 14:00~15:00
Q&A Session / Aula Mała (Small Auditorium)
💭 2025.06.14.(Sat) PM 18:30~19:30
Autograph Event I
💭 2025.06.15.(Sun) PM 12:00~13:00
Autograph Event II

최대한 빠르게 Pyrkon의 생생한 모습을 전하고자 오전 9시에 동쪽 출입구에 줄을 서기 시작했다. 목요일에도 미리 온라인으로 예약해둔 티켓을 수령할 수 있었는데, 목요일에는 티켓 수령이 9시부터였다길래 금요일에도 그런 줄 알았더니 금요일에는 12시부터였다. 그래서 3시간 동안 줄을 설 동안에 이 심심함을 어떻게 달래면 좋을까에 대해 생각하던 와중, 고맙게도 ‘카나타’라는 닉네임의 폴란드 형님께서 말을 걸어주셨다. 카나타 형님은 어제 티켓을 수령하여 목에 걸고 있던 상태였는데 진짜 그냥 나와 얘기가 하고 싶어서 곁에 와주셨다. 우리는 12시가 될 때까지 3시간 동안 줄을 선 상태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카나타 형님은 코스프레를 즐기시는 멋진 분이었다. 게임을 잘 안해서 잘 몰랐는데, ‘프로젝트 세카이’라는 게임의 캐릭터 ‘아오야기 토우야’를 코스프레했다고 말씀하셨다. 카나타가 본명은 아니고 닉네임인데, 닉네임의 유래는 ‘MF 고스트’라는 애니메이션의 캐릭터라고 한다. 폴란드의 비드고슈치라는 곳에서 오셨고, 축제 기간에는 포즈난 근처의 친구 집에서 숙박을 한다고 하셨다. 친구 분이랑 같이 당일 개봉이었던 드래곤 길들이기를 보러 간다고 하셨고, 지금 폴란드 KFC에서 오징어 게임 콜라보를 시작했다는 애기도 하셨다. 필자의 휴대전화 기종이 삼성 갤럭시 S25냐고 보자마자 맞추시길래 신기했다(이하 생략).

Pyrkon 축제 기간 동안 사람들이 시도때도 없이 외치는 폴란드의 유명한 밈에 대해서도 소개해주셨다. 누군가 “Zaraz będzie ciemno! (곧 어두워질 거야!)”라고 말하면 사람들이 “Zamknij się! (닥쳐!)”라고 말하는 것이었는데, 이 밈의 유래는 폴란드 영화 “C.K. Dezerterzy (체코-오스트리아 탈영병들)”의 한 장면이라고 한다. 용례는 그냥 아무때나 한명이 뜬금없이 “Zaraz będzie ciemno!”라며 소리치면 다들 “Zamknij się!”라며 호응해주는 그런 느낌이었다. 3일 동안 이 말을 30번은 넘게 들은 것 같다. 다녀온 사람이라면 다들 이게 무슨 소리인지 이해할 테다.
참고 영상: https://youtu.be/UioPwKLbqXk?si=iH3-MZM5MudmxCP7

코스프레이어분들이 워낙 많으셨던지라 줄을 서면서 별의 별 캐릭터를 다 본 것 같다. 특히 많이 보였던(혹은 인상 깊었던) 캐릭터들을 나열하자면, 귀멸의 칼날의 시노부, 리그 오브 레전드의 징크스 & 아리 & 케이틀린, 주술회전의 고죠 사토루,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의 카마도 마도카, 약사의 혼잣말의 마오마오, 포켓몬스터의 피카츄, 보컬로이드 하츠네 미쿠 등이 있었다.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곳으로부터의 문화임에도 타인의 시선은 신경쓰지 않고 이토록 즐겁게 향유하는 모습이 굉장히 멋지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정오가 지나고 내부로 진입했으나 티켓 수령 창구에서 QR코드를 찍다가 인식이 안되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만일을 대비해 옆에 있던 스태프에게 3일권 티켓은 이쪽에 줄 서는게 맞냐고까지 물어봤었는데, 토큰이 포함된 3일권 티켓(Pakiety Specjalne)은 반드시 서쪽 출입구로 가서 수령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동쪽 출입구, 남동쪽 출입구, 북쪽 출입구 전부 안되고 오직 서쪽 출입구만 가능했다. 사실 어제 저스틴 형님이 이런 얘기를 하셨던 것 같긴 한데 잘 이해를 못해서 똑같은 상황을 맞이해버렸다.

처음에는 몹시 당황했지만, 이것도 돌이켜보면 여행의 묘미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아무런 우연이 일어나지 않으며, 모든 일이 예상 가능하다면, 그만큼 비일상이 가져다주는 재미도 줄어드는 법이다. 카나타 형님과 3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누는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고, 남동쪽 출구와 서쪽 출구에서 나를 도와준 현지 분들로부터 따뜻한 도움을 받게 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따뜻한 폴란드 분들로부터의 도움에 힘입어, 다시 처음부터 줄을 서는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다. 서쪽 출입구의 직원 분께서 아주 친절하게 도와주셨는데, 클라리스를 보러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놀라시며 ‘너는 정말 용감하구나!’라고 말씀하셨다. 여행 내내 느낀 점이 있다면, 폴란드 사람들은 대부분 정말 친절했다. 또한 이민자들도 거의 없어서 치안이 좋았기에 사람들은 밤늦게까지 돌아다니며 일상을 즐기고 있었다. 4일 동안 머물면서 클라리스 팬을 제외한 동양인은 나말고 아예 한명도 못 봤고, 이민자처럼 보이는 사람을 다 합쳐서 10명도 못 본 것 같다. 그래서인지 다른 유럽 국가들과 다르게 인종차별은 전혀 낌새조차 없었다. 한국에서 들었던 소문대로 치안이 아주 좋았다.

공연장을 한번 크게 둘러보고 예상보다 큰 규모와 많은 인파에 놀랐다. 클라리스를 응원하지만 폴란드까지는 올 수 없었던 분들을 위해 현장의 모습을 전할 필요성을 느꼈기도 했고, 몇몇 분들로부터는 직접 사진을 올려달라는 부탁을 받기도 했다. 그래서 X를 통해 실시간으로 폴란드의 상황을 전했다. 여담으로 저 파인애플에서 엘리가 무조건 사진을 찍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의상 판매 코너에서는 클라리스 공식 굿즈도 판매 중이었다. 혹시라도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사진이 너무 많아서 인스타그램에 올려두었으니 참고하시면 좋겠다.

이벤트가 열린 포즈난 국제 전시장의 모습: https://www.instagram.com/p/DK_pnFoTxNa/
여행 초반부: https://www.instagram.com/p/DK_rq1wTnu-/
여행 중반부: https://www.instagram.com/p/DK_tdOmTmcm/
클라리스 성지: https://www.instagram.com/p/DK_xAyuTGKh/

일단 1차 현장 답사를 마치고 나서 점심 식사도 할 겸 구시가지로 발걸음을 옮겼다. 포즈난 국제 전시장으로부터 걸어서 2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여서 도보로도 이동이 편리했다. 구글 리뷰를 찾아보다가 괜찮아보이는 한 식당이 있어서 그곳에서 ‘거위 고기 햄버거’와 ‘피에로기’를 주문했다. 특히 유럽에서 혼밥을 하는 게 조금 빡세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는데, 이곳의 웨이터였던 나탈리아님께서는 그런 기분이 전혀 들지 않도록 매우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해주었다. 피에로기는 한때 즐겨했던 ‘굶지마 투게더’라는 게임에서 수천번 먹었던 음식임에도 실제로 먹어보는 건 처음이라 신기한 기분이 들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서는 구시가지의 풍경을 눈에 담았다. 포즈난 구시가지(Stary Rynek)에는 중앙에 위치한 구시청사 건물을 둘러싼 4개의 분수와 여러 흥미로운 동상이 있다. 4개의 분수는 멋진 신화 속 인물을 주제로 하였다.

1) 프로세르피나 분수 (Proserpina Fountain)
지하세계의 여신 프로세르피나(Proserpina)가 플루토에게 납치되는 장면을 형상화하였다.
2) 아폴로 분수 (Apollo Fountain)
그리스의 태양신 아폴로를 형상화하였다.
3) 넵튠 분수 (Neptune Fountain)
로마 신화의 바다의 신 넵튠을 형상화하였다.
4) 마르스 분수 (Mars Fountain)
로마 전쟁의 신 마르스를 형상화하였다.

참고로 나중에 엘리가 사진을 찍은 이상한 얼굴이 달린 모뉴먼트는 이 4개의 분수 중앙에 위치한 Municipal Gallery Arsenał 라는 장소 앞에 놓여 있었다. 다양한 전시와 공공 예술 프로젝트를 통해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는 미술관이라는데, 아마 그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보인다.

사족) 클라리스가 올해 8월에도 출연하는 독일의 행사 AnimagiC은 작년에 갔던 필자의 경험상 운영 면에서 다소 아쉬운 점이 있었다. 일절 공지가 없다가 갑자기 싸인회에 참여하려면 영수증이 필요하다고 한다거나, 앞자리를 차지하려면 공연장에 8시간 전에 먼저 들어가서 계속 다른 공연들을 봐야만 한다거나. Pyrkon에서는 사전에 토큰을 사용하여 코너를 예약해두면 오랫동안 대기를 할 필요가 없었다. 여러 사람들로부터 얘기를 들어보니 사실 AnimagiC은 유럽의 이벤터들 사이에서 살짝 악명 높은 축제로 통하는 듯했다. 생각해보니 AnimagiC에서는 Q&A 코너도 없었다. 결론은 Pyrkon 최고!


3. 솔로 콘서트

✅️ 2025.06.13.(Fri) PM 22:00~23:00
Solo Concert / Sala Ziemi (Earth Hall)
💭 2025.06.14.(Sat) PM 14:00~15:00
Q&A Session / Aula Mała (Small Auditorium)
💭 2025.06.14.(Sat) PM 18:30~19:30
Autograph Event I
💭 2025.06.15.(Sun) PM 12:00~13:00
Autograph Event II

토큰으로 미리 예약은 했지만 토큰 예약자들 사이에서도 앞줄에 서야할 필요가 있었으므로 공연 시작 3시간 앞선 오후 19시 경에 미리 ‘지구 홀(Sala Ziemi)’ 앞에서 대기했다. 원래 예정 시간은 22시부터 23시까지였는데, 실제로 공연은 22시 30분쯤에 시작해서 정확히 1시간 동안 진행되었던 걸로 기억한다. 지구 홀은 〈LSP〉와 〈Tinctura〉의 공연장이었던 도쿄 돔 시티홀처럼 무대 가운데가 튀어나와 있는 구조였다. 필자는 빠르게 달려가 엘리 쪽으로 가서 3열 자리를 잡는 데에 성공했다(스태프들간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는지 우리가 기다리고 있던 문이 상대적으로 늦게 열렸다). 오로지 클라리스 공연을 보러 해외에서 온 사람들은 필자를 포함하여 10명 정도 있었던 것 같다. 클라리스의 솔로 라이브에서는 무려 3000명 가량의 수용 규모가 전부 채워졌다.

[Setlist]
1. コネクト
2. カラフル
MC
3. ヒトリゴト
4. CLICK
5. STEP
6. SHIORI
7. アリシア
MC
8. ALIVE
9. ナイショの話
MC
10. Trigger

감상평
미리 말하지만 필자는 제3장 클라리스를 대단히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다. 예전과 비해서 질적으로 현저한 차이가 있다는 걸 느끼고 있다. 이 점을 감안하며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아무래도 가장 큰 차이를 논하자면 ‘안무보다는 노래에 집중하게 된 점’이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 엘리에게 정말 고맙게 생각하는 부분이 바로 이것이다(참고로 엘리는 클라리스 합류 이전 4년 동안 길거리 버스킹을 해온 경력이 있다). 기본적으로 엘리와 안나 모두 신인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노래를 너무나 잘하고 음색도 아름답다. 그렇지만 안무에 지나치게 노력을 쏟는 과거의 노선을 그대로 유지하려고 했다면, 엘리와 안나가 가지고 있는 노래의 재능이 지금만큼 빛을 보지는 못했을 것이다. 단순한 안무는 필연적으로 노래의 질적인 요소가 높아지는 것과 직결될 수밖에 없다. 새로워진 안무는 단순하지만 이전보다 노래와 이루는 조화가 돋보인다. 신비주의나 이야기 콘셉트로 구성되지 않았다는 것도 마음에 든다. 아티스트는 스스로의 진정한 모습을 숨기는 법이 없이 그저 드러낼 뿐이다.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과거의 활동이 별로였다고 주장하려거나 부정하려는 의도는 아니다. 필자는 클라라 – 카렌 시절 클라리스의 활동도 진심으로 좋아했고, 그때는 지금과 다른 방향으로의 특별한 강점이 있었을 뿐이다. 그러나 제3장 클라리스가 추구하는 바, ‘퍼포먼스보다는 무조건 노래에 집중한다’라는 점이 필자의 가치관에 훨씬 더 부합한다. 실제로 폴란드에서 공연장에서 만난 사람들은 전부 제3장 클라리스가 과거보다 훨씬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1. 〈コネクト〉
클라리스를 상징하는 제1의 히트곡이지만, 솔직히 말하면 필자는 〈コネクト〉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었다. 나쁜 곡은 아닌데, 클라리스를 대표할 정도로 다른 곡들에 비해 퀄리티가 높다고 생각하지 않았다(사실 지금도 어느 정도는 그렇게 생각한다). 예전이라면 라이브에서 그렇게 분위기가 달아오르는 느낌도 아니었고, 이 곡을 대신해서 〈irony〉나 〈CLICK〉 같은 걸 고정으로 부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다. 하지만 제3장이 되고 나서는 〈コネクト〉를 진심으로 좋아하게 되었다. 아마 나처럼 느끼는 사람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다른 곡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멤버들의 솔로 파트나 하모니보다는 유니슨이 강조되는 인상을 받는다. 과거에 비해 가장 달라진 점을 꼽자면, 아무래도 안무가 정상화되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2. 〈カラフル〉
제3장이 되고 나서 가장 먼저 음원으로 공개되었던 〈カラフル〉이 이번 무대에서는 〈コネクト〉에 이어 선보여졌다. 〈カラフル〉는 정말 언제 들어도 아름다운 선율이 마음을 정화하는 듯한 명곡이다. 원래도 좋은 곡이었지만, 하모니가 더해지면서 곡의 매력이 200%까지 끌어올려졌다. 또한 후렴구 이전까지는 멤버들 각각의 고유한 음색을 즐길 수 있고, 후렴구에서는 세 사람의 목소리가 합쳐져서 이루는 조화로운 하모니를 즐길 수 있다. 가사에는 ‘우리 함께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 ‘아직 투명하기에 어떤 색으로든 물들 수 있다’는 멋진 철학이 담겨 있다. 이 곡을 들을 때마다 현재 클라리스의 상황과 이어진다는 측면에서 큰 감동을 받고 있다. 〈コネクト〉와 마찬가지로 이 곡도 안무가 새롭게 바뀌어서 정말 다행이다. 특히 인트로와 브릿지 부분 안무의 위화감이 사라졌다.

MC 1) 일본어 & 폴란드어 & 영어로 자기소개 및 인사
* 영어는 대부분 발음이 좋은 안나가 도맡아서 했던 느낌이었다.
* 클라라가 중간에 폴란드어 대사를 까먹어서 “あ、忘れちゃった!”라고 하며 뒤에서 대본을 가져와 읽는 해프닝이 있었다.

3. 〈ヒトリゴト〉
‘귀여움’이라는 요소가 잔뜩 담긴 화려하고 밝은 댄스 곡이다. 이 노래의 차별화된 특징으로는 무대 퍼포먼스를 통하여 멤버 간의 케미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自己嫌悪+後悔で” 부분에서 엘리의 안무가 아주 마음에 든다. 그리고 1절과 2절 사이의 “안나 클라라 엘리 키스~” 안무가 무대에서 곡의 매력을 한층 더해준다. 노래 자체만을 보았을 때, 안나의 강점이 최대한으로 발휘되는 곡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안나 특유의 파워풀하고 소울이 담긴 보컬은 〈ヒトリゴト〉가 지닌 재즈 내지는 R&B 분위기와 특히 잘 맞아 떨어진다는 느낌이 든다. 실제로 스카 장르는 자메이카 민속 리듬, 로큰롤, 재즈, R&B가 혼합되어 탄생하였다. 그래서 의외로 클라리스의 디스코그래피에서 꽤나 유니크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는 노래인 것 같다.

4. 〈CLICK〉
클라라, 안나, 엘리 전원의 강점이 극대화되어 교차하는 곡은 바로 〈CLICK〉이 아닐까? 제목처럼 이제는 진짜로 기억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가장 고무적이었던 것은, 초차원 음악제나 VIVAL 때는 엘리의 보컬이 아직 방향성을 찾고 있는 듯이 느껴졌지만, 이번에는 완벽히 곡에 어울리는 자신의 보컬 색깔을 찾아낸듯한 느낌이 들었다. 새로이 짜여진 안무도 과거에 비해 드라마틱하게 발전했다. 후렴구에서 응원봉과 동일하게 검지 손가락을 돌리는 안무, 간주 부분에서 크게 박수를 치는 안무를 비롯하여 〈CLICK〉만이 가진 동적이고 힘찬 에너지와 잘 어울리도록 변화하였다. 동작은 단순해졌지만 오히려 퀄리티 자체는 훨씬 올라간 걸 체감할 수 있다. 안무의 변화로 인해 올라간 무대의 완성도 이상으로 단순히 보컬 자체의 수준이 높아졌다는 건 두말하면 잔소리다. 〈CLICK〉의 신디사이저 훅이 들리는 순간, 어떤 나라에서든 현장의 분위기가 고조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5. 〈STEP〉
VIVAL 때에 이어서 폴란드에서도 연주되었다. 두 곡은 어느 정도 이야기가 이어져 있다고 생각하기에, 〈CLICK〉과 〈STEP〉이 연달아 등장하는 구성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안나가 3명이서 부르고 싶은 곡으로 꼽은 적이 있었고, ‘중요한 지금을 놓아주는 건 무섭지만, 간절히 바라고 있던 모든 건 앞으로의 미래에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에 공감하였다고 한다. 곡 자체도 좋고 가사에 담긴 메시지가 너무나 아름답다. 그래서 앞으로의 세트 리스트에 단골로 등장하기를 바란다. 브릿지에서 초반은 클라라와 엘리가 함께 부르고, 후반은 클라라와 안나가 함께 부르는 파트 배분이 절묘하다. 2절이 끝나고 간주에서 안나, 엘리, 클라라 순서대로 손을 위로 올렸다가 끌어 안는 안무가 인상적인데, 그중에서도 클라라의 안무는 발레처럼 유려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6. 〈SHIORI〉
〈STEP〉에 이어서 ‘가사가 좋은 노래’라고 하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SHIORI〉가 등장했다. 클라리스는 뛰어난 일렉트로 하우스 넘버가 많지만, 오직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하는 곡으로만 세트 리스트를 채우면 밸런스가 맞지 않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수수하면서도 절제된 소프트 록 넘버 〈SHIORI〉는 무대의 에너지 균형을 맞추어 주며 그 존재감을 자랑한다. 곡의 핵심이 되는 ‘그날 너를 만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라는 구절은 언제나 강렬한 감동을 선사한다. 하루하루 페이지를 넘기는 삶 속에서 문득 책갈피와도 같은 추억을 회상하며, ‘너’와 만날 수 있었던 기적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는 그런 곡이다. (제목이 일본어로 책갈피라는 뜻이다)

7. 〈アリシア〉
Pyrkon에서 연주된 10곡 중에서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장 좋아진 곡’을 하나만 정하라면 〈アリシア〉를 고를 수밖에 없다. 간단명료하게 표현하자면, 엘리와 안나의 합류로 인해 기존에 있었던 약간의 단조로움이 사라졌다. 제3장에 이르러서는 〈アリシア〉에서 각 멤버의 솔로 보컬, 하모니, 유니슨을 종합적으로 즐길 수 있다. ‘다른 누군가에 의해 그려진 시나리오가 아니라 우리만의 길을 나아가’라는 메시지가 〈カラフル〉이나 〈STEP〉에서처럼 지금의 클라리스와 연결되는 점이 인상적이다. 세 사람의 하모니로 가득 채워진 음원 버전에서는 라이브 버전과는 다른 청각적 즐거움을 준다. 가끔 이 곡을 듣다 보면 신성한 에너지가 느껴질 때가 있다.

MC 2) 폴란드에서 가장 먹고 싶은 것 & 하고 싶은 것
* 엘리: 귀여운 거리의 풍경, 클라라: 귀여운 카페와 맛있는 스위츠 – 크루와상 & 젤라또, 안나: 피에로기
* 마지막 단어에 엄청 강세를 두는 엘리의 폴란드어 억양이 매우 귀여웠다.
* 엘리의 명대사 – “皆さんの熱気ホットホット、ベリーホット!!” “外に出ると可愛い”
* 안나가 피에로기를 아직 못 먹어서 먹어보고 싶다고 하자 관객들의 반응이 정말 뜨거웠다.
* 클라라가 발음을 굴리며 “크루와상~ 젤라또~”라고 말하고 나서 직후에 부끄러워했다.
+ 나중에 틱톡 사진 Vlog를 보고 알게 된 건데, 클라라가 말했던 건 크루와상이랑 젤라또가 아니라 크루와상 맛이 나는 젤라또였다.

8. 〈ALIVE〉
클라리스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메가 히트곡이다. 엘리라는 보컬의 존재로 인해 지금의 〈ALIVE〉는 ‘원래 그래야 했을 방향’으로 완전히 재해석되었다. 허스키함과 파워풀함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엘리의 존재가 핵심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엘리의 파트가 제일 적은데도 존재감은 제일 강하다. 나머지 멤버들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는데, 클라라는 〈ALIVE〉를 부를 때면 언제나 곡에 최적화된 강렬한 보컬을 완벽히 소화해낸다. 안나도 시원하게 뚫어버리는 창법으로 후렴구의 가사처럼 눈부신 길을 걸어간다. 보컬 외적으로 보았을 때도 완전한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졌다. 필자는 제3장에 들어서 안무가 가장 많이 개선된 노래는 〈ALIVE〉라고 생각한다. 기존의 안무도 나름의 매력이 있었지만 체력 소모가 커서 노래에 집중할 수 없게 하는 부작용이 있었기 때문이다. 안나는 “眩しい道を歩いていこう”의 안무가 마음에 든다고 했는데, 필자도 안무에서 그 부분이 제일 멋지다고 느낀다.

9. 〈ナイショの話〉
독보적인 로큰롤의 에너지와 펑키(Punky)함을 가지고 있는 곡이라는 점에서 꼭 불러줬으면 했다. 역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이라고 하면, A선율 솔로 파트에서 엘리의 퍼포먼스가 그야말로 완벽했다는 것이다. 엘리는 허스키한 위스퍼 보이스가 강점이라고 해서 반드시 그 스타일을 고수하는 게 아니라, 곡에 따라서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을 연마하여 100% 소화할 수 있는 보컬이라는 사실을 확신했다. 엘리는 마치 클라라처럼 다양한 목소리와 감성을 다룰 수 있는 팔색조와도 같은 보컬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안나의 목소리는 블루스나 로큰롤스러운 곡에서 진가를 발휘한다고 느끼고 있는데, 그래서 다른 멤버들이 〈ナイショの話〉의 귀여움을 담당할 동안 안나는 ‘소녀의 질투심’이라는 감성을 보다 깊게 전달해준다. 클라라의 퍼포먼스에 대한 감상이 짧은 이유는 늘 완벽해서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해외 공연에서는 모두가 ‘하이! 하이!’ 콜을 틀리는데, 해외 공연이 가진 묘미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콜을 다들 틀린다는 건 신규 팬이 될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고도 해석할 수 있으므로 언제나 기쁜 마음이다.

MC 3) 감사 인사 + 남은 스케줄 소개

10. 〈Trigger〉
클라리스 역대 최고의 곡이라고 자신할 정도로 좋아한다. 〈border〉를 능가할 수 있는 록 장르의 곡이 감히 다시는 나올 수 없으리라는 필자의 오만한 생각을 깨부숴주었다. ‘계기’라는 주제를 ‘방아쇠’라는 중의적 표현으로 담아 구현한 메시지가 가히 천재적이다. 곡의 완성도가 아주 뛰어난 것과 더불어, 권총을 겨누는 동작으로 이루어진 각 잡힌 안무는 무대 연출마저도 완벽하게 만든다. 체감상 〈Trigger〉에서만큼은 엘리의 파트가 가장 많은 것 같고, 실제로도 곡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손가락으로 겨눈 방아쇠로 미래를 꿰뚫었을 때 흐릿한 세상이라 해도 바뀌기 시작해’, ‘흘러내리는 눈물조차도 너를 이끌어주는 트리거’ 같은 가사의 주체적인 철학은 실제로 필자의 인생에도 큰 가르침을 주었다. 기승전결에서 ‘결’에 해당하는 후반부, 클라라의 솔로 파트 “繋いだ手は離さない誓うよ”는 들을 때마다 소름이 끼친다. 저 구절은 단언컨대 클라리스 사상 최강의 킬링 파트다.

엄밀히 말하면 나에게는 일본도 해외긴 하지만.. 일본이 아닌 해외 라이브에서는 멤버들의 외국어를 들을 수 있다는 점도 재미 요소이다. 특히 필자는 클라라가 유럽권 언어로 이야기하는 걸 좋아한다. 이번에는 엘리가 무대 중간에 행복한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오리 입이 되는 모습을 보며, 응원하는 입장에서도 덩달아 행복해졌다. 최근에 엘리는 앞으로 3명이서 부르고 싶은 곡으로 〈ふぉりら〉를 골랐고, 개인적으로 〈ケアレス〉를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독일이나 캐나다에서는 이 두 곡을 들을 수 있기를 아무쪼록 기대하고 있다.


4. Q&A 세션

💭 2025.06.13.(Fri) PM 22:00~23:00
Solo Concert / Sala Ziemi (Earth Hall)
✅️ 2025.06.14.(Sat) PM 14:00~15:00
Q&A Session / Aula Mała (Small Auditorium)
💭 2025.06.14.(Sat) PM 18:30~19:30
Autograph Event I
💭 2025.06.15.(Sun) PM 12:00~13:00
Autograph Event II

토요일에는 호텔 조식을 마치고 나서 바로 트램을 타고 이동하여 오전 11시 경에 소강당 입구 앞으로 도착했다. Pyrkon의 우수한 시스템 덕분에, 대략 12시 30분부터 줄을 서 있었던 토큰 소지자들은 무난하게 최전열에 앉을 수 있는 구조였다. 일본에서 열리는 이벤트들은 자리가 대부분 운인데, 해외에서는 선착순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필자 같은 사람들에게는 큰 이점으로 작용한다. 엘리 쪽 중앙 1열에 앉았고, 영국에서 오신 클라리스 팬 파이어 알파카 형님과 옆자리에 착석했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통역사, 안나, 클라라, 엘리가 앉았다. 현지의 아티스트 “Daria Kostaniak”님께서 아주 귀여운 일러스트를 그려주셔서, 그 일러스트가 그려진 현수막이 놓여 있었다. 클라라, 엘리, 안나가 비버와 함께 있는 그림인데, 지금까지 봤던 일러스트 중에서 제일 귀여운 것 같다.

대부분의 질문은 클라라가 대답했기 때문에 그 동안 엘리와 안나는 정면의 팬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엘리랑 눈 마주친 시간을 다 합치면 30초는 넘을 것 같다. 눈이 너무 많이 마주쳐서 엘리와 클라라에게 한번씩 손으로 조그맣게 시그니처 포즈를 취했는데, 둘 다 그걸 보고 반응해줘서 굉장히 기뻤다. Q&A 세션은 팬클럽 이벤트의 상위 호환처럼 느껴지는 이벤트였다. 인도네시아, 독일, 캐나다의 이벤트에서도 이런게 있었으면 좋겠다.

실제로 Q&A 세션에서 오고 갔던 질문은 아래와 같았다.
(출처는 지인 중 한명이 사용했던 일-영 동시 번역 프로그램 속 기록임을 밝힙니다. + KR translated by me)


🇵🇱 폴란드 여행은 어땠나요? 그리고 지금 시점에서의 폴란드와 Pyrkon에 대한 감상을 듣고 싶어요!
🎀 클라리스로서는 처음으로 폴란드에서의 공연을 하는 거라 정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왔는데요. (폴란드분들께서) 너무나도 따뜻하게 맞이해주셔서 그리고 밖에 나가면 어디든지 멋진 풍경으로 가득해서, 저희 3명은 엄청 텐션이 올라있는 상태에요.

🇵🇱 금요일의 공연은 어땠나요? 감상을 말씀해주세요!
🎀 두 사람(엘리와 안나)은 해외에서 퍼포먼스를 하는 것이 처음이었는데요. 여러분들께서 정말 분위기를 돋구어주신 덕분에 텐션이 굉장히 오른 스테이지가 되었구요. 여러분들께서 함께 응원봉을 흔들어주시거나 이미지 컬러의 응원봉으로 색깔을 바꿔주신 것이 정말 기뻤어요.

🇵🇱 〈Trigger〉는 클라리스 신 체제의 첫 곡이었어요. 이 곡에 대해 조금 알려주시지 않을래요? 작업할 때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있었나요?
🌼 네! 〈Trigger〉는 저희 제3장 클라리스에 있어서 최초의 오리지널 곡이 되었는데요. 역시 강인한 가사와 트리거, 계기.. 여러분께서 저희를 알게 되는 계기나 좋아하게 되는 계기가 될 만한 곡으로 완성하고 싶었기 때문에, 라이브에서의 퍼포먼스도 강인함이나 파워풀한 부분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며 노래하고 있어요.

🇵🇱 신체제에서의 첫 해외 콘서트였는데요. 대단하네요! 폴란드 공연 전에 긴장하셨나요? 콘서트에서 특히 인상에 남은 것은 있나요?
🦋 네! 처음으로 이번에 폴란드에서 노래하게 되었는데요. 인상에 남은 건, 저희는 일본에서 온 거잖아요? 비행기에서 긴 시간을 날아와서 이렇게 많은 분들과 만나게 되어, 이렇게 멀리서도 일본에서 떨어져 있어도 사랑받고 있는 그룹이라는 것을 느껴서, 처음에 정말 좋은 인상이 남았어요.

🇵🇱 공연 시의 안무는 3명을 위해 새롭게 생각한 것인가요, 아니면 과거의 안무를 기반으로 만든 것인가요? 3인용 안무의 준비는 어땠나요?
🎀 3명에게 잘 어울리는 안무를 새롭게 짜주고 계십니다! 곡의 즐거움이 전해지는 안무나, 여러분과 함께 응원봉을 흔들 수 있는 안무도 아주 특징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 클라리스가 긍정적인 영향을 주도록 하는 최대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다른 멤버들의 장점을 하나씩 알려주세요!
🎀 클라리스가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 상냥하게 살며시 용기를 불어 넣어주는 듯한, 곁에 있어주는 듯한 곡들로부터 저희 자신도 도움을 받고 있기 때문에, 그것이 여러분에게도 닿을 수 있도록 노래하고 있고 그 점이 클라리스의 근사한 점이 아닐까 생각해요.

🇵🇱 여러분의 꿈이나 목표는 무엇인가요? 앞으로 이루고 싶은 건 무엇인가요?
🎀 네! 저희 셋이서 아직 원맨 라이브를 개최한 적이 없기 때문에, 원맨 라이브를 하는 것이에요. 그리고 점점 더 클라리스를 크게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에요. 또한 이렇게 폴란드에 올 수 있어서 정말로 기뻐서, 받아들여주신 것도 정말 기뻤기 때문에, 또 다시 폴란드에 오고 싶어요. 그 다음은 세상의 많은 분들께 노래를 전해줄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 라이브 전에 사전 준비로 하고 계신 루틴은 있을까요? 스테이지 직전에 반드시 하고 계시는 건 있나요?
🌼 네! 저 안나가 스테이지에 서기 전에 루틴으로 하고 있는 건, 밥을 많이 제대로 먹는 거에요. 긴장해서 목을 넘어가지 않을 때도 있는데요. 역시 충분히 먹고 기운을 완전히 충전하고 나서 무대에 서고 싶기 때문에 그건 언제나 하고 있어요!
🎀 저 클라라는… 그렇네요. 루틴을 만들지 않는 걸 루틴으로.. 어느 때든 그 장소에 친숙해질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 네.. 저 엘리는 말이죠! 음.. 이불 안에서 아침에 일어났을 때 다리 스트레칭을 해요. 팔딱팔딱거리는 실험체 같은 느낌이에요. 꽤나 몸을 접는데.. 모르겠어요 전해지지 않네요. 네, 다리 스트레칭을 합니다!
(통역사 당황, 일동 웃음)

🇵🇱 클라리스는 공연을 통해 관객들에게 무엇을 전하고 싶나요?
🎀 저희의 음악을 듣고 조금이라도 힘을 얻게 되거나, 오늘이나 내일처럼 더욱 더 멋진 세상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할 수 있다면 좋겠어요. 그래서 여러분의 마음에 닿을 수 있는 노래를 앞으로도 부르고 싶어요.

🇵🇱 무대에서 실패했던 거나 그런 건 있었나요?
🎀 그렇네요~ 그치만 작은 실수도 역시 그 무대에만 있는 즐거움이라고 할까.. 뭔가 즐거움이라고 하면 좀 그렇지만요. 그런 걸 포함해서 그때의 좋은 무대를 만들어주는 하나의 요소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음에 이어지도록? 이라고 할까요.. 전해질까? 실수하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제대로 여러분과 함께 즐기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무대에 서고 있어요.

🇵🇱 폴란드 요리를 드셔보셨나요? 어떠셨나요?
🎀 아직 먹지 못했어요! 안나가..
🌼 피에로기 먹고 싶어요! 피에로기가 먹고 싶어서 어제도 얘기를 했는데요, 그렇네요.. 아직 먹어볼 수가 없었어서.. 어떻게든 체류 중에 반드시 먹읍시다!
🦋 먹고 싶네~

(여기서부터는 청중으로부터의 질문, 청중이 일본어로 말했을 경우에는 통역사인 오라씨가 폴란드어로 역으로 통역을 했다)
🇵🇱 어제 폴란드어로 무슨 말씀을 하셨는데요. 그게 엄청 신경 쓰여서요. 폴란드어를 공부하는 것에 얼마나 시간을 들이셨나요?
🎀 아아~ 그렇게나.. 음 사실 번역 앱으로 저희가 조사해서 오라씨(통역사)께 ‘이런 식으로 전하고 싶은데 어떻게 말하면 좋을까요?’를 묻고 나서 실제로 무대에서 선보이게 되었어요. 조금밖에 공부하지 않았어요.
(처음에는 당황하다가 나중에 겸손하게 마무리)

🇵🇱 안녕하세요! 간단한 질문이 있습니다. 핑크나 파랑색 같은 이미지 컬러는 어떻게 정하신 건가요?
🎀 저 클라라는 늘 핑크를 정말 좋아했기 때문에, 그대로 여러분께서도 핑크의 이미지를 가져주셨으면 해서 핑크로 했습니다!
🦋 네! 저 엘리도 말이죠.. 오랫동안 파랑을 정말 좋아해서.. 그래서! 블루입니다.
(일동 웃음)
🎀 엘리도 블루의.. 언제나 블루의 복장이라거나 그렇게 입어요.
🌼 제 이미지 컬러인 오렌지, 파스텔 오렌지는! 사람들이 저로부터 받는 이미지가 밝은 인상이거나 ‘발랄한 인상이네’라는 말을 자주 듣기 때문에, 그런 것을 이미지로서 방불할 수 있는 색으로 오렌지를 쓰고 있어요. 지금도 그게 정말 마음에 들어요.

🇵🇱 어제 콘서트에서 마지막 곡으로 〈Trigger〉가 있었어요. 그 에너지가 강해서 약간 록 음악 같다고 생각했어요. 앞으로도 그런 곡을 만들어 가고 싶나요? 아니면 팝적인 음악을 하고 싶나요?
🎀 (록 스타일의) 멋진 곡도 이번 〈Trigger〉라는 곡을 계기로 점점 도전하고 싶다는 점이 있구요. 물론 다양한 장르의 곡에 3명이서 도전해서, 다양한 색깔의 저희를 보여주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 클라리스는 애니메이션의 오프닝이나 엔딩을 불러 오셨는데요, 그중에서도 특별히 좋아하시는 작품이 있나요?
🎀 네! 여러분들도 분명 알고 계시지 않을까 생각하는데요.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라는 작품은 저희의 대표곡 〈コネクト〉의 애니메이션이기도 해서, 물론 진심으로 정말 좋아하구요. 앞으로 신작품 애니메이션이 공개된다는 점에서는 정말 기대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분께서도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려주셨으면 좋겠어요!

🇵🇱 어제 콘서트 때 폴란드어로 자기소개를 하시고 나서 현장의 분위기가 뜨거워진 것을 보고 놀랐어요.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 그렇네요. 역시 저희의 모국어가 아닌, 일본어가 아닌 언어로 저희의 마음을 전할 수 있다는 게 처음 있는 경험이었기 때문에.. 심플하게 저희가 습득한 폴란드어로 조금이라도 직접 말을 전할 수 있었다는 게 정말 기뻤고, 장대한 기쁨에 둘러싸였어요.

🇵🇱 일본에서 오신 입장에서 유럽은 어떻게 느끼셨나요? 그리고 안나씨는 비행기에 처음 타본 소감이 어떠신가요?
🎀 유럽에 이렇게 와보고 나니 어디를 가든 엄청 그림이 되는? 풍경이라는 게 가장.. 영화 속에 들어온 것 같아서 텐션이 오른 것 같아요.
🌼 그리고 장시간의 비행은 처음이었는데요. 인생에서 비행기에 탄 게 유소년기랑 홋카이도에 합숙을 하러 갈 때, 이렇게 2번 갔었는데, 그렇지만 단거리의 비행이었어요. 거의 처음인 기분으로 비행기를 갈아 타며 먼 곳까지 왔는데요. 그렇네요.. 역시 시간이 너무 남아서 심심한 마음도 있었지만, 3명이서 같이 계속 있어서.. 게임을 함께 많이 했고 이야기도 많이 나눌 수 있어서, 처음이었지만 굉장히 즐길 수 있었고 순수하게 뭔가 행복한 시간이었네요!
🎀🦋 응응!
🌼 전혀 잠을 자지 않았어요!
(일동 웃음)
🌼 전혀 잠을 자지 않았기 때문에 약간 걱정이었는데요. 여기에 오니까 컨디션이 좋아서 다행이에요.

🇵🇱 클라리스에 들어온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어떤 느낌인가요?
🦋 네! 저는 클라리스에 들어오기 전부터 클라리스를 알고 있었는데요. 설마 제가 이 그룹에 이런 느낌으로 관여하게 되는 인생이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정말로 깜짝 엄청나게 놀랐구요. 기뻤구요.. 무엇보다 ‘사람이 좋다’고 할까요. 따뜻해요. 사람이 따뜻해요. 일을 통해 만나는 분들이나 팬분들 모두가 따뜻해요. 물론 클라라쨩도 매우 멋져요.
(일동 웃음)
🦋 매우 멋지고, 안나도 매우 멋져요. 그래서 정말 하나 하나 전부에 감동하고 있어요.
🌼 네! 저도 이렇게 전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그룹에 제가 설마 가입해서 음악.. 제가 정말 좋아하는 음악을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앗 죄송해요! 분들께 전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게 생각하고 있고요! 지금 음악.. 스스로가 무대에 서서 해외에서 노래를 부른다는 것이 지금도 믿겨지지 않고.. 여기에 앉아있는 것도 정말 신기해요.. 1년 전의 저였다면 절대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기 때문에 엄청 행복하고, 따뜻하고 행복한 감정이 가득해요.

🇵🇱 당신이 좋아하는 인형(정확히는 누이구루미)은 무엇인가요?
(일동 웃음, 당황)
🎀 저는 원래 이미지 동물이 토끼여서 토끼 인형이.. 누이구루미?가 좋아요!
🦋 네! 저는 약간 얼굴이 뭐였지… 유루.. 유루카..
🎀 유니크한!
🦋 유니크한 누이구루미를 좋아해요!
🌼 저는 테디베어의 이미지를 자주 사용하고 좋아해서, 좋아하는 누이구루미라면 테디베어가 아닐까 생각해요!

🇵🇱 유럽에서 어떤 스위츠를 먹고 싶나요?
🎀 아까 전에 저희 셋이 애플 파이가 들어간 멋지고 세련된 케이크를 먹었어요. 그게 엄청 맛있었어요.

🇵🇱 그 다음에는 일본으로 바로 돌아가시나요? 아니면 유럽의 어딘가에서 또 라이브를 하시나요?
🎀 이번에는 일본으로 바로 돌아가는데요. 다다음달에 개최되는 독일의 이벤트에도 출연해서 다시 유럽에 오게 되는 걸 기대하고 있어요!

🇵🇱 일본어를 잘 못해서 죄송해요! 저는 일본어학과의 학생인데요. 일본어 네이티브로서 일본어 학습 조언을 부탁드려요!
🎀 참고가 될지 모르겠지만, 역시 애니메이션을 통해 일본어를 배우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가 있어서, 저희가 담당하는 애니메이션을 봐주시면 기쁠 것 같구요! 그리고 저희는 음.. 일본어나 다른 나라의 언어를 말하는 것은 어려울지도 모르겠지만, 노래로 기억하는 건 정말 좋아하는 것 같아서, 일본어로 된 노래도 많이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 들리나요? 안 들려요?
(잘 안 들린다고 하자 가면을 벗음)
🇵🇱 지금은 어때? 불러왔던 애니메이션 타이업 노래 중에서 본 적이 없다거나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애니메이션이 있나요?
(일동 웃음)
🎀 본적 없는 작품은 많이 있어서 지금 다양한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는 중입니다!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을 많이 찾고 싶어요! (질문 회피)

🎀 Dziękuję~~!!


5. 싸인회 1차

💭 2025.06.13.(Fri) PM 22:00~23:00
Solo Concert / Sala Ziemi (Earth Hall)
💭 2025.06.14.(Sat) PM 14:00~15:00
Q&A Session / Aula Mała (Small Auditorium)
✅️ 2025.06.14.(Sat) PM 18:30~19:30
Autograph Event I
💭 2025.06.15.(Sun) PM 12:00~13:00
Autograph Event II

Q&A 코너가 끝나고 싸인회까지 다소 남아있는 시간이 있었다. 일본에서 온 다른 아티스트도 있었기에, 일부는 그 분의 출연 이벤트를 보러 잠시 자리를 이탈하셨다. 필자는 클라리스만 보러 온 사람이라 그대로 자리에 남아 있었다. 근처에는 클라리스를 응원하러 일본에서 무려 가족 단위로 함께 오신 아버지와 따님이 계셨다. 필자는 원래 처음 보는 사람과 대화를 잘 하지 못하는 타입인데도, 이분들께 먼저 인사를 드리고 나니 대화가 너무 잘 통해서 계속 즐겁게 수다를 떨었다. 귀한 간식도 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줄을 서면서 만난 영국인 이벤터 리라님은 일본 다이소에서 산 종이에 팬아트를 그렸다며 이걸 클라리스에게 선물할 거라고 하셨다.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하여 싸인회 줄을 최대한 앞에서 서야 했다. 소강당에서 한 층만 올라가면 싸인회가 열리는 구역에 도달할 수 있었는데, 클라리스 전에도 당연히 다른 싸인회가 계속 진행되고 있었던 탓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네트워크가 안 터질 정도였다. 그래서 소강당 근처 복도에서 콘센트를 찾아 3명이서 대기하고 있다가 적당한 타이밍에 위로 올라갔다. 운영 측에서 물병과 연결한 줄이 달린 분홍색 풍선으로 누구의 싸인회 줄을 어디에서 서야하는지를 명료하게 표시해두었다.

줄을 서는 동안에 《淋しい熱帯魚》 발매 기념 이벤트 때와 작년 AnimagiC 싸인회를 떠올렸다. 사람 일이라는 건 정말 한치 앞을 내다 볼 수가 없다. 《淋しい熱帯魚》 발매 기념 이벤트가 클라라 – 카렌 체제의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임을, AnimagiC이 과거 체제에서의 마지막 해외 이벤트가 될 것이었음을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을 터였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Waiting For The End〉라는 노래의 가사 중에서 “The hardest part of ending is starting again”라는 말이 있다. 말 그대로 무언가의 끝을 마주함에 있어 가장 어려운 부분은 결국 언젠가는 새롭게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 점을 잘 알고 있기에,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생각은 그저 클라라가 너무 고맙다는 것이었다. 용기 내어 도전해준 엘리와 안나에게도 물론 고마운 마음 뿐이다.

[싸인회 비망록]
🇰🇷 (SNS 프로필을 보여주면서) 영원이라고 합니다!
🌼🎀🦋 영원상!!
🇰🇷 제3장 클라리스가 예전보다 10배는 더 좋아요! 엘리상이랑 안나상이 클라리스가 되어줘서 너무 기뻐요! (당연히 100% 진심이다)
🌼🎀🦋 감사합니다!!
🇰🇷 해외 따라다니려고 토익 900점 찍었어요!
🌼🎀🦋 에에~! 대단해!!
🎀 똑같은 옷 입고 와줘서 고마워!!
🇰🇷 (심쿵)
🌼🦋 바이바이!!

첫날에 받은 싸인은 아마 엘리의 싸인이었다.

싸인회 코너의 장점 중 하나는 끝나고 나서도 다른 사람들의 싸인회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다는 점이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이번에는 1시간 정도의 시간 안에 150명으로 인원이 제한되었다고 들었다. 모든 사람들의 싸인회가 끝나면 스태프들이 SNS에 게시할 클라리스의 사진을 찍어준다. 1차 싸인회가 있던 날에는 특히 뒤에 다른 싸인회 일정이 없었는지 클라라, 엘리, 안나가 서로 엄청 오랫동안 장난을 치며 놀았다. 특히 클라라가 루리에, 뿌요치, 모후모를 가지고 사진을 찍는 걸 엄청 부끄러워하면서 계속 웃음을 참지 못했다. 촬영을 하다가 클라라가 웃참에 실패해서 NG컷이 10번 정도 났던 걸로 기억한다.

싸인회가 끝나고 나서는 홀로 저녁 식사를 했다. 성격상 한번 마음에 들었던 곳이 있으면 계속해서 가는 편이라 어제 갔던 곳을 재방문했다. 구시청사 건물 바로 맞은 편에 있는 전망 좋은 식당이었다. 리뷰에 친절하다고 소문이 자자한 종업원 나탈리아님이 ‘어제 오시지 않았나요?’ 라고 하시며 기억해주셨다. 이날은 쥬렉(Żurek)이라는 폴란드의 전통 수프 요리와 함께 타르타르를 주문했다. 타르타르는 한국에서 흔히들 떠올리는 생선 소스가 아니라 소고기를 다진 프랑스 요리이다.


6. 싸인회 2차

💭 2025.06.13.(Fri) PM 22:00~23:00
Solo Concert / Sala Ziemi (Earth Hall)
💭 2025.06.14.(Sat) PM 14:00~15:00
Q&A Session / Aula Mała (Small Auditorium)
💭 2025.06.14.(Sat) PM 18:30~19:30
Autograph Event I
✅️ 2025.06.15.(Sun) PM 12:00~13:00
Autograph Event II

다시 돌아온 포즈난 국제 전시장, 벌써 이벤트의 마지막이 되어 버렸다고 생각하니 시간의 흐름이 참 빠르게 느껴졌다. 저스틴 형님과 엘렉산 형님의 숙소에서 만나서 같이 걸어갔다. 문 앞에서 기다리며 DM으로 “Do you want to build a snowman?”이라고 보냈는데, 내가 떠올린 거지만 재밌어서 앞으로도 이 표현은 자주 써먹을 생각이다. 이분들과 계속 같이 있다 보니까 실시간으로 점점 영어 회화를 잘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어쨌거나 싸인회는 전날과 동일하게 1시간 동안 이루어졌다.

[싸인회 비망록 II]
🇰🇷 영원입니다! 클라리스가 계기를 준 덕분에 내년부터는 홋카이도에서 일하게 되었어요!
🎀 진짜로?!
🇰🇷 언젠가 한국에도 와주세요!
🎀 아~ 가고 싶어!!
🇰🇷 감사합니다! (뇌에 에러 발생, 기억상실)
🇰🇷 … (한국어로) 사랑해요!
🌼🎀🦋 바이바이!!

한국에 와달라는 말에 대한 클라라의 반응을 초근접으로 봐버린 필자는 좋은 의미로 충격을 받은 나머지 뇌가 고장나버렸다. 한국에서도 응원하러 온 팬이 있다는 걸 강조하기 위한 의미에서 작별 인사말은 한국어로 “사랑해요!!”라고 외치려고 했는데, 너무 긴장한 탓에 제대로 말을 못했다. POST를 통해 전달은 했기 때문에 마음은 전해졌으리라 생각한다. 한국 팬 어필은 독일의 이벤트 AnimagiC 싸인회에서 다시 시도해야겠다.

왼쪽이 안나, 가운데가 클라라, 오른쪽이 엘리의 싸인이다. 엘리의 싸인은 실제로 보면 C 부분이 약간 삐뚤빼뚤한 감이 있어서 구별하기가 쉽다. SNS 계정에 올라왔던 글씨체랑 아예 똑같은 느낌이다. 클라라의 싸인은 S에서 하트로 가는 길이 아래로 향하는 느낌, 안나는 l와 a의 사이가 끊겨있는 것이 특징이다. 감사하게도 저스틴 형님께서 촬영에 협조해주셨다.

참고로 하단의 멤버별로 이름을 적은 부분은 미리 적혀진 상태였고, 중앙의 ClariS 글자는 세 멤버가 돌아가면서 적었다. 근데 신기한 건 눈앞에서 적어 주는데도 대화에 집중하느라 누가 해준 것인지 기억이 안 난다. 나중에 알고 보니 필자가 받은 싸인은 첫째 날은 엘리, 둘째 날은 클라라였던 것 같다.


7. 여행 및 성지순례

싸인회가 끝난 뒤 미리 예약해두었던 크루와상 박물관으로 향했다. ‘세인트 마르틴 크루와상’은 포즈난의 대표적 명물이다. 원래는 폴란드어로 진행되지만 매주 일요일 오후 2시에만 특별히 영어로 진행되는 체험 코너가 있다고 하길래 예약했었다. 크루와상 박물관에서는 전통적인 크루와상 제작 과정을 직접 체험하고, 포즈난의 역사와 문화를 배울 수 있다.

Pyrkon에서 만났던 영국인 이벤터 리라도 이곳의 쇼를 보러 왔길래 옆자리에서 같이 봤다. 제빵사분께서 굉장히 알아듣기 편한 영어를 구사했고 유머를 섞어가며 재미있게 진행하셔서 만족스럽게 즐길 수 있었다. 사전에는 몰랐었는데 견학이 끝나고는 박물관 내부에서 구시청사의 ‘박치기 하는 염소’를 볼 수 있었다. 염소가 Pyrkon 옷을 입고 있었던 게 귀여운 포인트였다.
포즈난의 상징 ‘박치기하는 염소’ 동영상: https://www.instagram.com/p/DK_xh9cTKfl/

세인트 마르틴 크루와상은 일반적인 크루와상과는 다른 독특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반죽은 81겹으로 접은 반죽으로, 풍부한 층을 형성한다. 모양은 말발굽을 연상시키는 반달형으로, 세인트 마르틴의 전설을 상징한다. 속재료로는 흰 양귀비씨, 설탕, 계란 노른자, 마가린, 건포도, 호두, 시럽에 절인 과일 또는 설탕에 절인 과일, 아몬드 향료 등이 포함된다. 설탕 아이싱과 다진 견과류 토핑을 올리며 마무리된다.

세인트 마르틴 크루와상은 단순한 디저트를 넘어 포즈난의 문화와 전통을 상징한다고 한다. 2008년에는 유럽연합(EU)의 지리적 표시 보호(PGI)를 받아, 특정 지역과 조건에서만 공식적으로 생산될 수 있다. 그리고 매년 11월 11일, 포즈난의 세인트 마르틴 거리에서는 퍼레이드와 축제가 열리며, 시민들은 수백 톤의 크루와상을 소비한다.

견학을 마치고 난 뒤에는 ‘Park Dąbrowskiego(돔브로프스키에고 공원)’이라는 곳에서 저스틴 일행과 만났다. 모두들 외국에서 클라리스를 만나러 온 팬들로 구성된 파티는 저스틴, 엘렉산, 마르센, 스탠리, 필자 이렇게 총 5명이었다. 이 공원은 바로 금요일 인스타 스토리에 올라왔던 영상 속 배경이다. 안타깝게도 필자에게 루리에, 뿌요치, 모후모는 없었으나 다행스럽게도 클라라 트레이딩 카드는 가지고 있었다.

클라리스가 갔던 식당에 가서 팬들끼리 담소를 나누는 것은 해외 이벤트만의 큰 매력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마침 관광 명소이기도 했던 복합 문화 공간 ‘Stary Browar(스타리 브로와르)’에 위치한 식당이길래 다섯 명이서 함께 들어갔다. ‘Weranda Lunch & Wine’이라는 아주 멋진 분위기의 레스토랑이었다. 클라라는 Tagliatelle Spinach with Shrimps, 엘리는 Ravioli, 안나는 Creamy Risotto라는 메뉴를 먹었던 걸로 보인다. 일본 팬분들도 여기를 와서 SNS에 공유했었는데, 심지어 그분들은 멤버들이 시켰던 메뉴를 똑같이 하셨었다.

클라라가 주문한 메뉴 이름에 들어있는 Tagliatelle(탈리아텔레)라는 단어를 처음 들어봐서 검색해봤더니, 이탈리아의 전통적인 파스타 종류 중 하나라고 한다. 납작한 형태의 면으로 반죽을 길게 잘라 만든 파스타라는 의미이다.

클라라와 엘리의 뒷모습이 찍혀 있던 ‘Plac Wiosny Ludów’를 함께 걸었다. 구시가지의 남서쪽에 위치한 이곳은 포즈난 시내 중심에 위치한 역사적이고 상징적인 광장이다. 이름을 직역하면 ‘민족의 봄 광장’이라는 뜻으로, 1848년 유럽 전역에서 일어난 자유와 민족주의 운동인 ‘민족의 봄(Wiosna Ludów)’을 기념하여 명명되었다.

이 근처에는 스타벅스도 있었는데 클라라는 해외를 가면 항상 스타벅스를 들르는 사람이라 아마 여기도 가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을 했다. 아래 사진 속 자전거 동상의 남자는 토요일에 봤을 때는 Pyrkon 옷을 입고 있었는데, 어째서인지 일요일에 봤을 때는 어깨에 걸치고 있었다. 사실 이 남자는 ‘스타리 마리흐(Stary Marych)’라는 가상의 인물이라고 한다. 폴란드 작가 율리우시 쿠벨(Juliusz Kubel)이 창조한 가상의 인물로, 포즈난 지역의 전형적인 시민을 상징한다. 그는 폴란드 라디오 방송에서 포즈난 방언으로 유쾌하고 재치 있는 이야기들을 전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클라리스는 폴란드로 오는 비행기에서 마리오 카트를 열심히 했다고 하는데, 이 광장의 한편에는 엄청 큰 마리오 카트 광고판도 있었다. 포즈난의 한 지하 도로에서도 광고를 봤던 것 같고, 트램이랑 콜라보를 했는지 일본에서나 보던 마리오 카트 콜라보 트램을 본 적도 있었다. Pyrkon에 참여한 코스프레 참가자들을 보고도 느꼈으나 다시금 일본 문화의 영향력을 실감했다. 여담으로 엘리가 마리오 카트를 하면서 졸음운전을 했다는 비밀 이야기가 있다.

광장에서 5분 정도만 걸으면 구시청사 건물에 도달한다. 이 아름다운 르네상스 양식의 건축물은 포즈난의 상징 중 하나로, 역사적 가치와 아름다움 모두를 갖추고 있다. 시계탑에 있는 두 마리의 기계 염소는 정오가 되면 문이 열리며 서로 뿔로 박치기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구시청사 앞은 엄청난 인파를 자랑하지만, 다음 날 새벽 6시에 일어나서 촬영한 덕분에 아주 깔끔한 건물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클라리스가 들렀던 명소에 찾아가서 장소마다 제일 어울리는 트레이딩 카드를 꺼내어 사진을 찍는 소소한 재미가 있다. 트레이딩 카드는 케이스에 모아서 늘 에코백 안에 넣고 다닌다.

그렇게 다섯 명이서 구시가지를 거쳐 하염없이 걷다가 문득 어느 멋진 성처럼 보이는 건물 앞에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다보니 저녁 시간을 훌쩍 넘겨 마지막 식사로 피에로기를 먹기로 했다. 안나가 그토록 원하던 피에로기.. 필자는 이미 엊그제 먹어본 적이 있지만 워낙 맛있기도 해서 이번에는 다른 거 없이 피에로기만 시켜서 먹었다. 사실 마감 시간이 임박해서 다른 요리가 제한되어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바나나랑 누텔라가 들어간 피에로기가 엄청나게 궁금했지만 용기가 부족한 관계로 주문하지는 못했다. 나갈 때 ‘Thank you’라고 안하고 ‘Dziękuję bardzo’라고 하니 종업원 분께서 기뻐하셨던 기억이 난다.


하룻밤이 지나 월요일 아침이 밝았다.

Pyrkon 티켓은 포즈난 도심 A~D구역 내에서의 교통 패스를 지원하기 때문에 모든 대중교통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월요일에는 Pyrkon 기간이 끝난 시기라서 Jakdojade라는 앱을 통해 온라인으로 티켓을 구매해 트램에 탑승했다. 15분권, 45분권, 일일권을 고를 수 있고 요금도 저렴한 편이다. 여타 유럽 국가들이 그렇듯이 평상시에는 승하차시 태그는 따로 하지 않지만 가끔씩 검표하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다.

가장 먼저 호텔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구시가지 광장 정중앙에 있는 정체불명의 모뉴먼트에서 from Elly의 엘리와 똑같은 구도로 사진을 찍었다.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면, 이때 비가 많이 와서 혼자 사진을 찍기가 좀 어려웠다.

저스틴 형님, 엘렉산 형님과 합류하여 일요일 저녁 인스타에 올라온 곳들을 성지순례하기로 했다. 구시가지보다 오른쪽으로 2km 정도만 이동하면 포즈난 대성당(Poznań Cathedral), 요르단 다리(Jordan Bridge), 슈르트카 벽화(Mural Śródka)를 비롯한 명소 및 클라리스가 아이스크림을 만끽했던 가게가 위치한 곳이 나온다.

아이스크림 가게 이름은 ‘Lody naturalne Chwaliszewo 7/8’이었다. 인생에서 아이스크림 가게를 오픈런 뛸 일은 좀처럼 없는 것 같은데, 이번 기회에 보기 드물게 성사되었다. 아쉽게도 분홍색 아이스크림은 재고가 없다고 하여 각자 원하는 맛으로 골라 주문했다. 다만 직원 분께 컵 색깔은 사진이랑 똑같이 해달라고 특별히 부탁했다. 응원하는 아티스트와 같은 것을 즐기는 과정을 통해 여행의 즐거움은 배가 된다.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아름다운 거리의 빗길을 산책했다. 걷다가 보니 상징적인 벽화가 눈에 들어왔다. 이 벽화의 정식 명칭은 “지붕 위 트럼펫 연주자와 고양이가 등장하는 슈르트카 이야기”, 원어로는 “Opowieść Śródecka z trębaczem na dachu i kotem w tle”라고 한다. 이는 지역 예술가들에 의해 2015년에 제작된 것으로, 포즈난의 역사와 공동체 정신을 담고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3D 트롱프뢰유 기법을 통해 입체감 있는 시각 효과로 진짜 건물처럼 보인다.

슈르트카(Śródka)는 포즈난 시대 동쪽에 위치한 역사적인 구도심 지역으로, 과거에 매주 수요일마다 시장이 열렸던 유서 깊은 시장 마을이었다. 그래서 어원도 폴란드어로 수요일을 뜻하는 ‘środa’에서 유래되었다. 19세기까지도 포즈난과는 별개의 행정 구역이었다가 이후 포즈난 시에 합병되었다. 그래서 역사적으로 장인, 상인, 도축업자, 공예인들이 많이 모여 살던 동네라고 한다. 현재는 카페, 레스토랑, 갤러리들이 모여 있는 포즈난의 힙한 감성 지역으로 재탄생하였다.

뭔가 클라리스가 무조건 여기서 사진을 찍었을 거 같다는 말을 나눴는데, 실제로 이날 저녁에 공식 SNS 계정을 통해 벽화의 사진이 올라왔다.

슈르트카 벽화 구경을 마지막으로 우리는 택시를 타고 공항까지 이동했다. 필자는 오후 1시 30분 비행기였고 엘렉산 형님과 저스틴 형님도 거의 비슷했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포즈난은 시내에서 공항까지 10km도 채 안 떨어져 있어서 택시로도 부담없이 이동할 수 있었다. 그렇게 도착한 공항에서는 우연히 모리야상 가족을 다시 만나기도 했다. 면세점에서는 취업을 도와주신 분들과 아르바이트 동료들을 위해 초콜릿을 좀 사두었다. 그리고 헤어지기 전에 기념으로 각자의 여권을 들고 사진을 한 장 남기자고 제안했다. 엘렉산 형님께서 원래 솅겐 조약으로 인해 여권을 쓸 일이 없었다며 드디어 여권을 쓸 일이 생겼다고 좋아하셨다.


8. 마치며

지금까지 유럽 국가를 8군데 정도(스페인, 포르투갈, 독일, 영국, 아일랜드, 이탈리아, 스위스, 폴란드) 여행해왔다. 과장이 아니라 이렇게까지 다시 가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나라는 처음일지도 모르겠다. 친절한 사람들, 편리한 대중교통, 우수한 치안, 깨끗한 공기, 맛있고 개성 넘치는 음식, 아름다운 경치, 어디든지 있는 편의점, 유럽치고 제법 저렴한 물가 등.. 가능하다면 여기서 나중에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드는 나라였다. 폴란드에서는 팁 문화가 필수가 아니라는데, 너무 고마워서 어딜 가나 팁을 줄 수밖에 없었다.

‘안녕하세요 = 지엔 도브리’, ‘감사합니다 = 젠쿠예 바르조’, ‘실례합니다 = 프셰프라샴’ 딱 이렇게 3가지 표현만 알고 갔던 무계획 무준비 여행이었다. 전혀 예정에도 없었고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았지만 그 덕에 반대로 인생에서 가장 재미있는 여행이 될 수 있었다. 그것도 그렇지만 클라리스 팬들이나 폴란드 현지인을 막론하고 많은 분들께서 도움을 주신 덕분이 제일 큰 것 같다.

사실 뭐가 됐든 올해 상반기에 있었던 취업 활동에 대한 기쁜 보고를 클라라에게 직접 전하기 위해 반드시 가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클라리스로부터 인생에서 받아온, 앞으로도 받을 긍정적인 영향에 조금이라도 보답을 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 같다. 또한 엘리와 안나에게 있어서는 처음이었던 해외 이벤트 출연, 같은 시간과 공간을 공유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도 무척 뜻깊은 시간이었다.

이미지 출처: 클라리스 공식 X (https://x.com/ClariS_Staff/status/1934961477586387051)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준 클라라, 엘리, 안나 그리고 여행을 함께 해준 모든 분들께, 이 블로그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또한 Pyrkon에서의 추억은 특전으로 받은 에코백, 보라색 주사위, 도자기 컵과 함께 이곳에 남긴다.

인스타그램 Pyrkon 간단 후기: https://www.instagram.com/p/DLAivORTGq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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